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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는 FIDIC 7탄 – 시공자 (Contractor) – 계속
  • 데일리해외건설
  • 승인 2018.09.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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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6회에 이어 시공자 관련 규정을 계속 얘기하고자 한다.

 

4.12 Unforseeable Physical Conditions 종전 FIDIC에서는 Adverse Physical Conditions and Artificial Obstruction으로, 미국식 계약에서는 Differing Site Conditions로 돼 있는 조항이다. 요지는 실제 현장 여건이 유경험 시공자가 입찰 시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던 것과 다른 경우, 그 여건 차이로 인한 추가 비용 및 시간은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의할 점은 이러한 물리적 여건 (physical conditions)에서 기후 조건은 제외된다는 것이다. (including sub-surface and hydrological conditions but excluding climatic conditions) 이로 인해 이후 공기연장 조항에서 예외적 악천후 (exceptionally adverse climatic condition 혹은 inclement weather)가 공기연장 사유에 해당된다 해도 그로 인한 공기 연장의 경우에는 비용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 하나 FIDIC 신판에서 추가된 조건은 공사감독이 그러한 불리해진 현장 여건의 결과를 판정할 때 예상보다 유리해진 여건이 있으면 그 효과를 불리해진 효과에서 차감한다는 것이다. 단, 여하한 경우에도 공사기간의 순 감소는 없도록 하게 돼있다. 즉, 예상보다 유리한 여건의 효과가 아무리 커도 공기를 단축시키지는 않는다.

 

4.13 Rights of Way and Facilities/4.14 Avoidance of Interference/4.15 Access Route/4.16 Transport of Goods 일단 발주자가 현장을 시공자에게 인도해주면, 현장 진입 및 현장으로의 자재/장비 운송은 시공자가 전적으로 알아서 책임지고 하라는 얘기다. 물론 대중 교통에 혼란도 주면 안 된다.

그런데 우리말로 각각 “진입권”과 “진입로”로 해석되는 “Rights of Way”와 “Access Route”는 무엇이 다른가? Rights of Way는 종전 FIDIC에서는 way-leave로 표시돼 있던 것으로 타인 소유 토지를 통과할 수 있는 권리(the right to pass through the property owned by another)이다. 즉, 법적 권리로 그 형태는 주로 地役權(easement)으로 나타난다. 반면, Access Route는 물리적인 진입로이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FIDIC에서 시공자가 확보토록 요구하는 rights of way는 임시적(special and/or temporary)이라는 것이다. 공사기간 중 공사 수행을 위해 필요하면 해당 진입권을 임시적으로 확보했다가 완공 후 해제해버리면 그만이다. 그런데 철도 공사 같은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철도의 궤도(track)가 지나가는 회랑(corridor) 주위로 일정 폭의 임시적이 아닌 항구적 진입권(permanent right of way)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면 이러한 항구적 진입권도 FIDIC 일반 조건에서 요구하는 대로 시공자 책임과 비용으로 확보해야 할까? 아마도 그런 조건이라면 철도 공사에 참여할 시공자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철도공사의 경우, 이러한 permanent right of way는 발주자가 제공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4.17 Contractor’s Equipment 정의 조항에서 얘기했듯이 bulldozer, crane, excavator 등과 같은 시공자 건설장비를 말한다. 일단 건설장비가 현장에 반입되면, 해당 공사 전용 목적으로 간주되어 공사감독의 동의 없이는 반출 불가능하다. 종전 FIDIC에서는 건설장비가 현장에 들어오면 아예 소유권(title: the right of ownership)이 발주자에게 이전되고 완공 후 시공자에게 반환되도록 규정하였으나, 이러한 별도의 지불행위가 없는 소유권 이전 관련 법적인 문제가 다소 개정돼 FIDIC 신판에서는 소유권 이전 규정은 삭제되었다. 이 문제는 7조 “Plant, Materials and Workmanship”에서 더 얘기하기로 하자.

 

4.18 Protection of Environment 환경보호도 전적으로 시공자 책임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시공자의 건설행위로부터 나오는 배기 방출(emission), 지표 배출(surface discharge), 오폐수 방류(effluent)는 시방이나 법에 규정된 한계치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뒤집어 말하면, 어느 정도의 오염 물질 배출은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광산 관련 프로젝트에서는 환경 문제와 관련하여 종종 zero spill이라는 가혹한 규정을 두어 시공자를 괴롭히는 일이 있다. 물 한 방울, 먼지 한 터럭 흘리지 말라는 얘긴데, 이 때문에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를 가끔 듣는다.

 

4.19 Electricity, Water and Gas 시공에 필요한 전기, 용수 및 가스 제공은 시공자 책임이다. 물론 현장에 이용 가능한 전기/용수 공급이 이미 있는 경우에는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이를 사용할 수 있다. 기존 공급 시설인 市電이나 市水 이용 가능 여부는 입찰 준비 시 현장 조사 항목에 빠뜨릴 수 없는 사항이다.

또 하나 전기/용수 관련 유의할 사항은 준공검사(test on completion)에 소요되는 전력과 용수이다. 이 때에는 준공된 시설물을 실제로 돌려봐야 하므로, 시공 중처럼 단지 공사 수행을 위해 필요한 가설 전력 및 용수만으로는 부족하고 본 시설에 병입된 전기 및 용수를 사용해야 한다. 이 때 관련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문제는 시공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뻔한 얘기다. 가급적 발주자 부담으로 해야 할 것이다.

 

4.20 Employer’s Equipment and Free-Issue Materials 소위 말하는 관급 장비/자재 관련 조항이다. 이제는 발주자가 관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전 흔히 부르던 GFM(government furnished materials)이라는 용어 대신 free-issue materials라고 부르게 되었다. 장비는 일정 사용료를 부과할 수도 있지만, 자재는 무료로 시공자에게 제공되는 것이 원칙이다.

주의할 점은 비록 무료로 자재가 제공된다 해도 일단 시공자 손에 해당 자재 장비가 넘어오면 그 관리 책임은 시공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공자가 의무적으로 부보해야 할 공사보험이 있다면, 그 보험 가액에 해당 발주자 제공 장비 자재 금액을 포함시켜야 한다. 통상 공사보험 가액은 계약액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바, 계약액이 1억불이고 발주자 제공 장비/자재 금액이 1천만불이면 보험가액은 1억1천만불이 돼야 한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그렇게 제공된 자재의 품질에 대한 문제이다. 발주자는 어쨌든 공사 품질에 대해서는 시공자가 전적으로 책임지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재의 품질관리는 시공자의 통제 범위 밖에 있다. 그러면 시공자는 전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이러한 사안의 미묘함 때문에 그간 발주자와 시공자 간에 많은 논란과 분쟁이 있었다. 발주자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자신이 제공하는 자재의 숨겨진 하자까지 시공자에게 전가하는 일이 없지 않았다. 표준계약으로 쓰일 수 있도록 작성된 FIDIC에서 계약 당사자 어느 일방에 편파적인 조건을 쓴다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절충적으로 나온 조건이 시공자 의무를 視覺檢査(visual inspection)로 국한시킨 것이다. 눈으로 발견할 수 있는 하자나 수량 부족을 발견 못한 경우에는 시공자 책임이고, 그 외는 발주자 책임이다.

 

4.21 Progress Reports (공정보고) 와 4.22 Security of the Site/4.23 Contractor’s Operations on Site 조항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시공자라면 당연히 지켜야 하는 내용이므로 다루지 않기로 하자

 

4.24 Fossils 시공 중 화석, 옛 동전, 골동품, 유적 등이 발견되면 발주자에게 넘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정 지연이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적합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예전 1970~80년대의 중동 건설 붐 시절에 우리나라 직원 중에는 여가를 이용하여 사막의 장미석 수집을 취미로 하는 분들이 있었다. 장미석은 화석도 아니고 또 현장 내에서 발굴하는 것도 아니어서 하등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사하라 사막 인근의 도로 공사 현장에서는 다수의 나무 화석이 토공 작업 중 발견되었는데, 예전엔 사하라 사막에도 나무가 있었단 증거이다. 이 또한 화석이므로 계약대로 하자면 당연히 발주자에게 인계해야 하나 너무 많이 나와 아주 큰 것만 빼고 소소한 것들은 없던 것으로 하고 일을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 집에도 지금 사하라 사막에서 캐낸 나무 화석 한 뭉치가 베란다 화분 사이에서 나무인척 하고 있다.

 

송용민 중소기업수주지원센터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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