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인터뷰
에티오피아 진출, 신뢰관계 구축을 기반으로 공적금융지원사업부터 시작해야 1한국도로공사
김재웅 부장
  • 정지훈 기자
  • 승인 2018.06.01 09:06
  • 댓글 0

「지난 주 부산에서 개최된 AfDB 연차총회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을 열고 협업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멀고 먼 아프리카에서 이를 실천한 분이 있다. 한국의 도로정책과 지능형교통시스템(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ITS)을 소개하고, 에티오피아 특성에 맞는 도로 관련 자문을 하는 등 그들의 입장에서 우리의 역량을 전수하고 돌아온 한국도로공사 김재웅 부장이다.

에티오피아 교통부 자문관의 눈으로 바라본 에티오피아, 그 곳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본 인터뷰는 2차례에 걸쳐 게재 예정입니다.

Q. 얼마 전 모처에서 낯익은 목소리에 이끌려 부장님과 인사를 나눴는데, 그 때 건넨 부탁, 흔쾌히 들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에티오피아 교통부 자문관 근무를 막 마치고 오셨으니 먼저 에티오피아 얘기부터 해 보죠.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는 달리 3,000년에 이르는 역사를 가진 에티오피아, 현지에 가기 전과 후의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요.

A. 오랜만에 인사드렸는데 반갑게 맞아주셔서 제가 더 고맙습니다. 에티오피아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은 커피의 나라, 약 2백만 년 전 인류의 조상 ‘루시’가 발견된 나라일 것입니다. 또3,000년 전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과 시바 여왕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후손이라는 자부심과 ‘암하릭어’라는 고유문자, 언어를 갖고 있는 동아프리카 지역의 강국으로서 자부심이 강한 민족이라는 정도일 것입니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6,000여명의 전투병을 파병하여 122명 전사하는 등 혁혁한 공을 세우는 등 우리와는 피를 나눈 형제입니다. 2016년 2월 13일 아침 7시경에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한 볼레(BOLE)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시가지가 매우 넓고 10층 이상 고층빌딩이 보이는 것이 평소에 생각하는 전형적인 아프리카 촌락과는 다소 동떨어지고 매우 발달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도시규모에 비해 사람들이 많고, 시내 곳곳은 도로정비가 한창 이뤄지고 있으며, 출근시간에 차량혼잡이 극심하며 시커먼 매연이 코를 찔렀지만 계속 발전되어 가는 활기를 느낄 수 있어 신선했던 것 같습니다. 만나는 정부관료나 주위의 현지인들도 매우 밝은 얼굴로 대화하며 일하는 것을 볼 때면 나라가 가난한 것과 일상의 행복의 관계는 그다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해외에서 근무하신 분들께 궁금한 점이 많은데요. 현지 음식이 어떤지, 음식문화는 어떠한지를 비롯해서 꼭 알려주고 싶은 에티오피아의 문화도 함께 소개해 주시죠.

A. 에티오피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인제라와 뜹스입니다. 인제라는 에티오피아인의 주식으로 우리의 쌀밥과 같습니다. 이것은 좁쌀처럼 작은 떼프라는 곡물을 발효시켜 우리나라의 녹두전처럼 만들어서 뜹스라는 숯불불고기 같은 요리나 여러 가지 향신료로 만든 양념들을 쌈처럼 싸거나 인제라에 발라서 먹는 것입니다. 아마 현지를 방문하게 되면 이 두 가지 음식을 맛보라고 할 것입니다.

음식을 먹을 때는 중동국가들과 비슷하게 오른손으로 먹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점심때 보면 서로 상대방에게 먹여주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이것을 ‘구르샤’라고 부릅니다. 가족들은 물론이고 제가 근무했던 교통부나 도로청 직원들도 서로 먹여 주면서 정답게 식사합니다. 어느 지방에서는 손님에게 극진히 대접하는 의미에서 구르샤를 하기도 하는데 이는 친밀감의 표현이기에 초대 받았을 때 너무 당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쉬로와뜨라는 양파를 볶은 후 쉬로라는 곡식가루, 고춧가루를 넣은 스튜 같은 음식을 좋아하는데요. 걸쭉한 죽을 먹는 느낌입니다.

 

Q. 교통부 자문관이라면,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간략히 알려 주시구요. 일하시면서 가장 힘들고 고생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좋은 기억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A. 에티오피아 교통부는 우리나라의 국토교통부처럼 도로?철도?항공?물류?내륙항 등 인프라 전 분야를 관리하고 있으며, 산하기관으로 도로청, 에티오피아 공항청, 철도청, 교통청, 물류항만청, 유료도로공사, 철도공사, 교통안전위원회 등 10여개 넘는 산하기관이 있습니다.

따라서 2016년에는 장관 및 차관께는 도로정책 및 ITS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우수사례에 대한 자료제공 및 의견을 주로 자문하였으나, 2017년부터는 우리나라 정부에서 지원하는 EDCF(경제개발협력기금)를 활용한 고속도로 통합교통시스템 구축사업 진행을 위하여 한국대사관, 수출입은행 현지 사무소와 긴밀히 협력을 하였습니다. 에티오피아는 우리나라보다 10배가 크고 인구도 1억명이 넘는 대국입니다. 따라서 전국에 산재된 국민들을 하나로 모으고 경제발전을 통한 국가재건을 위하여 도로인프라 건설에 국가 예산의 40%를 쏟아부었다라는 현지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면 이 나라의 잘살아 보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100km 정도 떨어진 시골지역을 가보면 너무 낙후되어 있습니다. 말 그대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든 사람들이 많습니다. 2018년 2월 1일 제가 한국으로 귀국할 당시에도 북쪽지방은 약 8백만 명 이상이 기근으로 아사상태인 것이 BBC방송을 통하여 여러 차례 방영되었습니다. 그럴 때면 한 인간으로서 인간의 가치에 대한 연민으로 혼자서 잠시 눈물을 흘렸던 것이 생각나네요.

2016년 말 아디스아바바 인근에 수천 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무허가 집을 짓고 살고 있었는데, 이 곳이 붕괴되어 인근 학교시설과 집들이 매몰되어 200명 이상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때 아디스아바바 인근 많은 주민, 기업, 공무원들이 그야말로 빈부나 종교에 관계없이 서로 돕기 위해서 옷, 음식, 성금을 모아서 이재민들을 돕고 위로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해 보니, 가난하지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은 더 끈끈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Q. 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우리 건설사들은 에티오피아에서 총 54건, 872백만 달러를 수주했으며, 토목 분야 수주실적은 16건, 755백만 달러입니다. 한국도로공사도 2014년 도로기술 자문 및 역량강화사업을 수주하여 수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지 도로 상황, 심각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몇 년대라고 보면 될까요?

A. 2015년 기준으로 에티오피아의 총 도로연장은 110,410km입니다. 2003년과 대비할 때 4배 정도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리고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양호한 도로 비율이 72%까지 증가된 된 것으로 현지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이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2016년 2월 제가 처음 에티오피아 볼레 공항에 도착해서 임시숙소인 호텔까지 약 10km를 이동하는데 20여개가 넘는 포트홀(도로가 파인 곳)이 있어 거의 곡예운전을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 만큼 도로관리가 심각했습니다.

현지에서 매년 열리는 아프리카연합(Africa Union) 연차총회 개최시 관련 참가국가들의 불평으로 열악한 도로관리가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2017년 하반기부터는 시내 곳곳의 재포장 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현재는 많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내 주택 단지 내 골목길은 대부분 비포장이거나 작은 돌로 만든 도로로 차량이 운행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수도를 중심으로 최근 준공된 북부 주요도시인 메켈레, 바하다르, 곤다르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들은 왕복 2차선으로 그나마 양호한 상태이지만, 도시 간 물류를 실어 나르는 대형 화물차량의 과적으로 인한 도로포장 파손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어 기존 도로의 유지관리에 대한 관심이 도로청에서는 주요 이슈로 점차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읍?면 단위 지역은 아직까지는 대부분 비포장도로이지만 정부예산 부족으로 언제 개량 및 보수작업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수도는 1980년대, 지방도시는 1970년대, 시골지역은 1960년대 수준으로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네요.

 

Q. 이런 질문이 떠오르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고속도로나 유료도로에서 통행료를 내고, 주차비를 지불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있는데, 에티오피아는 어떤가요?

A. 2015년 9월 최초로 건설된 고속도로가 있습니다. 아디스-아다마 고속도로(A-A 고속도로)로 총 연장 78km입니다. 이 노선은 수출, 수입항을 이용되고 있는 지부티 항구와 연결된 노선이면서 남부 아와사 지역의 가장 큰 산업단지에 접근이 용이한 산업물류의 핵심노선입니다.

현재 이 노선을 관리하는 기관은 에티오피아유료도로공사(ETRE: Ethiopian Toll Roads Enterprise)인데요. 소형승용차 기준으로 볼 때 78km 전 노선 이용금액이 약 3천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당초 우려와는 달리 기존 노선이 워낙 좁고, 도로 포장상태가 불편한 관계로 A-A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고급차량, 미니버스, 수출입 화물차량들은 상당히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재는 일일 23,000대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수도인 아디스아바바 도심중심부 대형 관공서 인근에 주차장이 있는데요. 100∼300원 내외의 요금이 부과되고 있지만 아직도 몇몇 구역은 실질적인 주차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아디스아바바시 교통프로그램관리청(TPMO:Transport Programs Management Office)을 중심으로 주차구역 신설 및 안전시설 설치를 위하여 관련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시행중에 있습니다. 다만 제가 다녀본 지방도시에서는 주차단속 개념이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Q. 얼마 전 한국도로공사와 SK건설이 카자흐스탄에서 도로사업을 PPP로 추진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에티오피아에서도 가능할까요? 즉, 우리 기업이 PPP 방식으로 유료도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할 때, PPP 관련 법률이나 제도가 있는지요? 현지 국민의 인식은 어떠할지 궁금합니다.

A. 제 생각으로는 도로 및 교통분야 PPP사업을 위해서는 현지정부로부터 환율위험 햇지, 이익송금 보장, 최소교통량 보장과 같은 점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2017년 9월 15일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이 주최하는 ‘에티오피아 PPP 라운드테이블’미팅을 가졌는데요. 제가 우리나라의 도로분야 PPP사업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함께 참석했던 세계은행, IFC(국제금융공사), AfDB(아프리카 개발은행) 현지사무소 관계자들은 에너지, 교통분야를 중심으로 에티오피아 PPP 사업에 참여하고자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에티오피아 재무부 PPP 담당부서에서는 수력발전사업, 주요도시 및 국경간 연결도로사업, 산업단지개발 사업에 있어서 외국인직접투자(FDI)와 PPP방식의 사업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며, 우리나라의 많은 투자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재무부나 교통부 참석자들은 부족한 재원 때문에 장기발전계획을 달성하기 힘들어 PPP사업을 적극 장려하겠다고 했지만, MDB 관계자들은 인프라사업 특성상 대규모 자금투입에 따른 원금손실 보전책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특히 PPP사업으로 인한 전기료 인상, 각종 인프라 사용료에 대한 압박이 있을 때 관련인프라 이용국민들의 반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국가인프라를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계속 늘어나는 유료도로 통행료 부담, 전기료 및 대중교통요금의 상승은 서민물가 상승으로 이어져서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가해질 때는 기존의 인프라 소비패턴을 감안하면 상당한 저항이 예상됩니다.

정지훈 기자  jhjung@icak.or.kr

<저작권자 © 데일리해외건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지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