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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경쟁 격랑속의 서남아 건설시장
  • 데일리해외건설
  • 승인 2018.01.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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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네팔 등 인도를 제외한 서남아 4개국에 대한 우리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이들 국가에 대한 국제금융기구의 관심과 지원이 늘어나고 있으며, 현지업체의 경쟁력이 비교적 낮고 선진국 업체들의 진출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어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기업에 대한 현지 발주처의 높은 선호도 역시 진출여건이 양호한 시장으로 평가받는 요소로 손꼽힌다.

서남아 시장의 매력도는 객관적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건설경제 전문기관인 글로벌인사이트(IHS, Global Insight)는 Global Construction Outlook의 2018년 건설시장 성장전망치에서 파키스탄이 세계 2위로 높은 연평균 9.44%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방글라데시(8.05%, 6위)와 스리랑카(7,42%, 11위)도 최상위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기업 입장에서 봤을때 침체된 수주고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돌파구 중 하나로 거론될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수 있다.

이러한 낙관적인 분석 및 분위기 속에 어두운 그림자가 하나 있다. 바로 중국이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의 핵심경로로 이들 국가들을 지정하면서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서남아시아 건설시장 판도에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주도로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부지인수 및 금융지연, 부실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등의 요인으로 취소되며 곳곳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네팔의 1,200MW 규모 Budhi Gandaki 수력발전소, 파키스탄의 4500MW급 Daimer-Basha 수력발전소 등 대형 프로젝트의 취소 소식이 이어지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지금은 중국발 사업지연이 또 다른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보다 역내 정치적 리스크의 악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예의주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일대일로의 일부이자 파키스탄 주요 도심을 연결하는 10억불 규모의 핵심 도로 프로젝트가 취소된 사건은 일련의 지연사례가 재원부족과 같은 불가피한 원인에서 기인하다기 보다는 언제든지 자의로 돈줄을 막아버릴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속내가 표면화 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당 도로는 일대일로의 일차 거점지인 과다르항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이해 당사자인 펀잡주와 발로치스탄주의 이권다툼으로 추진이 지연되자 중국이 파키스탄군에 주도권을 일임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지원철회라는 강공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 이면에는 중국 정부가 프로젝트 주도권을 파키스탄군에 넘겨주어 정치적 위상을 세워주는 대신 파키스탄 군부와 과다르 항에 대한 지배권을 반대급부로 챙기겠다는 의도가 감지된다. 일대일로의 목적이 초기 중국 정부가 주장했던 역내 경제교류 활성화와 번영이 아닌 중국의 군사 대국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는 점이 명확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한편, 미국의 공격적인 대응도 역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년 1월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지원했다며 이를 맹비난하고 2∼10억불 규모의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비난은 외양적으로는 파키스탄의 탈레반 지원을 향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서남아의 군사적, 경제적 지배권을 굳혀가는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작년 말 이스라엘의 수도를 예루살렘이라고 공식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행동도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을 자극하고 있다. 이슬람 무력집단의 신흥 본부로 지목되며 ’16년 일본인 7명을 포함한 20여명의 외국인 사상자를 발생시킨 테러사건이 발생한 바 있는 방글라데시에서 안전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서남아권에서 중국발 리스크는 정치 분야 이외에도 건설시장에서도 가시화 중이다. 최근 600억불 규모의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 프로젝트의 일부가 2017-8년도부터 순차적으로 완공되고 있는 파키스탄이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중국과 파키스탄이 CPEC 관련 의제를 협의하기 위해 2017.12에 개최한 7차 CPEC 협력위원회(JCC)에서 중국은 신규 프로젝트의 발전단가 선정기준을 중국이 독점적으로 정하고 최우선 프로젝트(Early Harvest Projects)의 공기 준수를 재차 강조하는 등 협약불이행시 강경 카드로 내밀기 위한 포석작업에 들어갔다.

드러나고 있는 숨은 비용도 파키스탄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기업에게 제공한 과도한 조세 혜택으로 인한 세수확보 실패, 차관금리 부담, 중국 시공사를 비경쟁 입찰로 수의 선정하면서 치솟는 건설비용이 그대로 전력가격 및 각종 인프라 운임에 전가되어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경제․군사 주권이 송두리째 위협당하는 파키스탄의 선례가 본격적으로 학습될 경우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탈피하려는 서남아 국가의 행보는 조금 더 구체화 되어 진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등 서남아시아 국가는 중국과 경쟁관계인 인도와 일본과의 인프라 부문에서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지역 맹주를 자처하는 인도는 모디 총리의 적극적인 해외 행보로 2017.6 방글라데시 인프라 부문에 역대 최대 규모인 45억불의 차관협약을 체결한바 있다.

서남아 4개국에 대한 인도와 일본의 진출확대 현상은 분명 우리에게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대우건설은 인도에서 L&T, Tata Project 등 인도의 최상위권 시공사와 합작을 통하여 일본 엔차관으로 발주된 교량 프로젝트를 수주한바 있으며, 방글라데시에서도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이 각각 도시바(TPSC), JGC 등과 총 14억불 규모의 마타바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합작 수주하는 등 이 지역에서의 양국 건설업체간 합작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 인도까지 확장된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으로 서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우리 업계의 진출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공기업의 프로젝트 주도권이 타지역보다 높은 서남아시아의 특성을 고려하면 G2G 협력은 이 지역 진출에 필수전략임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 물론 서남아시아에서 우리의 건설부문 G2G는 인도 스마트시티 정도만 손에 꼽힌다는 현실과 아세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신남방 정책상의 한계는 극복해야할 과제이다.

2018년은 서남아시아와 우리 해외건설 업계 모두 도전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중국의 시장잠식과 그 부작용은 올 해 한층더 부상하고 미국과 중국의 역내 주도권 경쟁으로 인한 지정적 리스크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가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쌓아놓은 우호관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파트너와의 협력과 우리 정부와 협회의 지원을 힘입어 한 폭의 명화가 그려지기를 꿈꿔 본다.

 

 해외건설협회 아시아실 강세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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