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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건설법제도 개관- 2017년 건설업법 개정을 중심으로
  • 데일리해외건설
  • 승인 2018.01.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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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재인도네시아한국건설협회(Association of Korean Contractors in Indonesia, AKCI)의 연말 정기 모임이 있었다. AKCI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건설업체들이 설립한 단체로 현재 회원사가 31개에 이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우리 건설업체가 협회까지 결성하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해외건설 시장에서 인도네시아가 차지하는 비중과 우리 건설업체가 이 곳 건설시장에 대해 갖는 전망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인도네시아 건설시장의 규모는 조사기관마다 차이는 있으나 동남아시아 최대 임에는 이론이 없다.

필자는 이 정기모임에서 ‘인도네시아의 건설법 제도적 환경’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2017년 초 인도네시아 건설업 법이 대대적으로 변경된 것을 계기로 우리 업체들이 바뀐 환경에 대한 변화된 인식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의 적절한 주제가 아니었다 싶다. 이에 본고에서 인도네시아 건설시장에 뛰어들고자 하는 우리 업체를 위하여 2017년 개정된 건설업 법(“신건설업 법”)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1999년에 제정된 건설업 법을 전면 개정한 신건설업 법에서 드러나는 특징 중 하나는 “인도네시아”적 요소의 강화이다.

인도네시아 건설시장은 아직 완전하게 개방되어 있지 않다. 한국 건설업체가 수주 및 사업을 하려면 현지법인이나 대표사무소를 설립하여야 한다. 현지법인의 경우 건설업은 외국인 지분이 최대 67%이고, 대표사무소의 경우 단독 수주가 허용되지 않고 반드시 현지 건설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Joint Operation, JO) 해야 하며, 현지 참여사의 업무 비중이 30% 이상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건설업체가 인도네시아에서 수주를 하는 경우 대부분 현지법인이 아닌 대표사무소를 설립하고 현지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JO 방식을 선택해 왔다.

그런데 신건설업 법에서 외국 건설업체의 대표사무소와 관련된 변경 사항 중 중요하게 볼 것은 소장은 반드시 인도네시아인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구법에는 없었던 규정인데 이로 인해 현재 진출해 있는 한국건설업체에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대표사무소 소장을 본사에서 파견한 한국인이 맡아 왔는데 이를 인도네시아인으로 대체하는 경우 대표사무소 운영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신법이 시행이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기존 외국인 대표사무소 소장의 경우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로 대표사무소를 설립하는 경우나 향후 소장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개정된 이 규정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을 할 지 결과가 주목된다. 예컨대, 인도네시아인을 대표사무소의 소장으로 두되 한국인 파견 직원이 대표사무소의 업무를 관장하고자 하는 경우, 본사에서 파견되는 한국인 직원을 공동대표사무소 소장으로 두거나 인도네시아인 소장이 그 권한을 한국인 직원에게 위임하는 등의 방안이 고려될 수 있을 텐데 이러한 방안이 신법에서 허용될 수 있는지 여부는 추후 당국의 태도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신법의 인도네시아인 대표사무소 최고책임자 조항이 외국인 차별대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국제무역질서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신건설업 법의 인도네시아적 요소 강화는 건설 계약의 언어 조항에서 다시 한번 드러난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계약 당사자 일방이 현지인인 경우에는 계약서가 반드시 인도네시아어로 작성되어야 한다. 구법에서도 이와 같은 조항이 있었으나 신법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건설 계약의 한 당사자가 외국인인 경우 인도네시아어 이외에 외국어로도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으나 만일 두 언어 사이에 충돌이 있는 경우에는 인도네시아어가 우선한다고 명시하였다. 과거에는 계약서를 영문과 인도네시아어 2개로 작성을 하고, 두 언어 사이에 충돌이 있는 경우에는 영어가 우선한다 라고 하는 언어 조항을 두어 계약서의 언어적 문제를 해결하여 왔다. 그러나 신법이 이를 부정하고 인도네시아어 우선 적용을 명시함으로써 신법의 시행 이후 체결되는 계약은 인도네시아어 본이 최종적 효력을 가지므로 외국 건설업체는 계약 체결 시 인도네시아어 본을 정확하게 이해해야만 하게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종종 우리 건설업체가 체결한 계약에서 영어 본과 인도네시아어 본 사이에 차이가 있거나 심지어 영어 본에는 있는 조항의 일부가 인도네시아어 본에는 빠져 있어 분쟁이 발생한 경우 해석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는 우리 업체의 계약담당자가 인도네시아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영어 본만을 검토하고 번역한 후 그에 대한 감수를 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경우 과거에는 영어 본이 우선하므로 인도네시아어 본과의 불일치가 크게 문제 되지 않았으나 신법의 시행으로 이제는 인도네시아어 본이 우선함으로 계약서에 대한 감수를 절대 소홀이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와 같이 신건설업 법은 외국건설업체에게 불리한 요소들이 다소 강화된 측면이 있으나 한편으로 그 동안 불합리하게 여겨졌던 입찰제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측면도 주목된다.

구법은 정부 발주공사가 아닌 민간인이 발주하는 공사의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입찰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하도록 규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민간발주공사까지 입찰방식을 강요하는 것이 계약자유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비현실적 규제라는 비판이 많았다. 정부는 이를 반영하여 이번 신법에서는 정부예산사업이거나 공익적 성격의 사업(kepentingan umum)에서 발주처의 관계회사가 시공자가 되는 경우에만 입찰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하여야 한다고 함으로써 그 동안 비판이 많았던 민간발주공사의 입찰방식에 대하여 규제를 완화하였다. 

한편, 신건설업 법에서는 건설계약에 반드시 규정되어 있어야 하는 필수 조항이 변경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사항이 눈에 띈다.

○ 제3자 보호 및 보증 조항: 공사 중 제3자가 사고로 손해를 입은 경우 그에 대한 배상책임을 명시하여야 함.

○ 기술이전조항: contractor가 외국회사인 경우 기술이전의무를 명시해야 함.

○ 분쟁해결조항: 건설계약에 따른 분쟁이 발생한 경우 법원에서 소송을 할 수 없으며 중재 등 대체분쟁해결방안(ADR) 만이 가능. 

한편, 분쟁해결 조항과 관련하여 유의할 점은 건설 계약에 대한 분쟁의 경우 대체 분쟁해결 제도에 따른 분쟁 해결책으로 현실적으로 중재를 고려하게 되는데 인도네시아 중재기구의 경우 BANI라는 명칭의 중재기구 2개가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중재조항에 만연히 중재를 인도네시아 BANI에서 한다고만 규정해 두면 2개의 BANI 중 어느 중재기구에서 중재를 하는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해지고, 이에 따라 중재조항의 효력에 의문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건설 계약의 중재조항에서 중재기구와 중재 규정을 인도네시아의 BANI로 하고자 하는 경우 두 BANI의 분쟁 경과를 주목하여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해외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준거법)가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공사를 하는 경우 준거법을 인도네시아 법으로 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그리고 준거법이 인도네시아 법이 아닌 경우에도 현지법이 강행규정의 성격을 갖고 있으면 당연히 현지법이 적용이 되는 것이 원칙이다. 어떤 경우에도 사후 분쟁 및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공사를 하고자 하는 국가의 법제도를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법무법인 에이펙스 차지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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