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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 해외건설과 원가 절감 해법 2
  • 정지훈 기자
  • 승인 2017.12.2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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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인사동 거리에 있는 한 전시회를 찾았다. 두 딸, 아내와의 성탄절 데이트였다.

전시회보다는 점심으로 정한 마약된장찌개와 고등어구이가 줄 즐거움에 대한 기대가 더 컸다. 하지만 전시회 입장 후 식욕은 사라졌고, 나도 모르게 작품세계에 몰입했다.

대부분이 ‘다비드’와 같은 조각상, 뭉크의 ‘절규’를 비롯한 명화(名畵)를 레고 브릭(LEGO Brick)으로 재해석해 만든 작품이었다. 이 전시회를 연 작가는 뉴욕 변호사 생활을 그만두고 예술세계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 용기와 열정, 정말 본받고 싶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8만여 개의 브릭으로 만든 ‘공룡’이었는데, 마치 큰 건축물 같았다. 공룡 뼈대의 하중을 고려해 설계하고 브릭을 쌓는 과정이 현실세계의 건설과 닮았다고 느꼈다.

머릿속에 ‘건설’이란 단어가 나타나자 자연스럽게 건설사 직원들이 떠올랐다. 남들처럼 가족, 연인과 연말을 보내지 못하고 한국을 그릴 해외건설인들 말이다. 한 해 동안 레고 작가에 뒤지지 않는 열정을 보여준 그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오늘은 지난 번 살펴봤던 설계, 구매 단계의 원가 절감 해법에 이어 맥킨지글로벌연구소가 제안한 시공 단계에서 주목해야 할 사항을 짚어본다.

맥킨지는 먼저 시공 단계에서는 계획에 따른 실행능력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라고 얘기한다. 이를 통해 4~5%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해 계획된 시간 안에 제한된 예산으로 최고의 품질을 가진 결과물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수행의 주체인 발주처, 건설사, 자재 공급자 등이 소통하고 긴밀히 협업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 중심에는 공사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한 예로 누군가가 그 시스템을 통해 공정률 저하, 리스크 발생을 감지하면, 원인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처방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LPS(Last Planner System) 등의 시스템을 도입하여 공정을 관리하고, 생산성을 향상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LPS는 생산성 관리시스템으로 재고를 최소화하고, 인원과 물량이 과다하게 투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공정 후반부에도 힘을 발휘한다. 준공이 임박한 현장에서 인력, 장비를 이동(Mobilization)시킬 때, 새로운 현장 착공 전에 자원을 배치할 수 있고, 이 조치는 공사기간 단축으로 이어진다.

둘째, 시공과정에서 디지털 기술과 자동화기기의 활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원가 절감 효과는 4~6%라고 알려져 있다.

설계 단계는 물론 전 공정에 걸쳐 3D BIM을 적용하고, 현장 관리와 지도제작에 무인차량과 드론을 이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실시간으로 공정을 관리하는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고, 벽돌을 쌓는 로봇, 인공지능 굴착기 등 자동화 장비를 이용하여 높은 효율을 달성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앞서 살펴 본 방안을 통해 시공 업무를 개선할 경우, 산술적인 원가 절감 효과는 8~11%로 나타난다. 또 설계, 조달 부분 개선까지 이룬다면, 원가 절감 효과는 18∼26%로 계산된다.

이를 위해 경영진의 결단과 투자, 실무자의 혁신적인 태도가 서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쉬운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원가 절감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Flour社는 현장의 작은 요인이 프로젝트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System dynamic model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과학적인 검증을 통한 의사 결정, 선제적인 처방으로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주택건설사 David Weekly Homes社는 자재 공급자와의 협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 공급자의 신뢰도, 소통, 납기 등 주요 요소를 분기별로 평가, 관리한다고 한다. 또 매년 우수 공급자를 ‘Partners of choice’로 선정하는 등 인센티브도 부여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첨단기술 접목도 주목할 만하다. 해외 신도시 현장에 드론을 띄워 공사 진행 상황을 관리하고 안전 점검까지 하고 있다. 해상 및 고공작업 등 고난도 시공이 늘어난 만큼 드론과 액션캠 등 스마트 기기의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소위 레고 덕후였던 작가, 네이선 사와야(Nathan Sawaya)는 조그마한 브릭으로 만든 작품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지 예상했을까.

그 답은 알 수 없지만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스케치하고, 쌓아올리는데 모든 것을 쏟았음은 분명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그의 신념, 2018년을 앞두고 있는 우리 모두가 새겨 볼 만한다.

“꿈은 만들어집니다. 한 조각, 한 조각씩(Dreams are built... One brick at a time).”

데일리해외건설 정지훈

정지훈 기자  jhjung@ica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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